2026년이 되었네요 [KR]
Published:
새로운 해가 밝았습니다. 다사다난했던 지난해에는 연말을 연말처럼 보내지 못하고, 특별할 것 없이 담백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항상 새해가 넘어가는 12시의 순간은 어릴 때부터 다니던 교회의 송구영신예배에서 보내곤 했는데요, 올해도 다른 것은 없었습니다.
(다만, 평소에도 교회를 자주 가는 편은 아닙니다)
그러나 올해 유독 다른 점이 하나 있었다면, 카운트다운이 마치 아이들의 숫자 세기 연습에 불과한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졌다는 것입니다. 대개 10부터 숫자를 거꾸로 세어 내릴수록 흥분과 기대감이 최고조에 이르며, 이윽고 새해를 맞이한 순간 새로움에 대한 설렘, 걱정, 어색함과 같은 감정들이 온몸을 가득 채웁니다. 제게도 이런 경험은 거의 처음이었기에, 하루 정도 그 이유에 대해 차분히 고민하며 새해를 맞이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처음에는 점점 나이를 먹어가는 게 원인이 아닐지 생각했습니다. 보통 나이가 들면 여러 경험을 하면서 감정이 무뎌진다고들 이야기하는데 나도 그렇게 된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주변 사람들 및 부모님께 나눴더니, 모두 “네가 살아봐야 얼마나 살았다고 그런 소리를 하냐”와 같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또한 구태여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보지 않아도, 이러한 결론을 내리는 것은 너무 청승 떠는 것만 같아 스스로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나름대로 내린 답은 작년부터 상상하게 된 큰 꿈에 그 방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 꿈에 대해서는 이전 포스트에 내용을 적어두었습니다) 해가 넘어가는 순간이, 2025 대신 2026을 써넣는 순간이 전혀 어색하거나 설레지 않은 건, 먼 미래를 상상하며 큰 꿈속에서 살기 때문에 연도가 어떻든 지금은 단지 현재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연도가 넘어가는 것이 통상적으로는 한 해의 마무리라는 의미를 가지지만, 제게는 아직 아무것도 마무리되지 않았습니다. 그 꿈이 있기에 현재의 잡다한 것들에 얽매이지 않은 채로 완전한 행복을 찾을 수 있으며, 스스로 마무리를 지을 때까지 행복하게 달릴 뿐입니다.
이제 한국 나이로 스물세 살이 되었습니다. 위의 내용과 같이 저는 그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지만, 타인의 잣대가 저를 가르는 시기가 되었습니다. 우스갯소리로 나이의 마지막 글자의 밑받침에 시옷이 들어가면 중반이고, 그 전은 초반, 그 후는 후반이라고 정의하는 것을 많이 듣곤 했는데요, 그러한 정의에 따르면 이제 이십 대 중반이 되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비단 숫자놀이뿐만 아니라, 실제로 점점 주변 친구 중에 원하던 로스쿨에 합격했거나, 행정고시를 통과했다고 하는 대단한 인물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타인의 성취와 사회적인 잣대에 조급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를 원동력으로 삼아 언젠간 이루어질 제 꿈을 향해 항상 노력해야겠습니다.
아! 다만 하나 속상한 일이 있다면, 구태여 나서지 않으면 만날 수 없는 인연이 늘어나는 것이 최근 꽤 체감됩니다. 어렸을 때는 놀고 싶을 때 아무 친구에게나 연락하는 것이 정말 편했는데, 모두가 바빠지니 연락을 보내는 것도, 약속을 잡는 것도 힘들어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해에는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확장하는 데 더욱 신경을 써야겠습니다. 이 글을 보는 제 오랜 지인이라면 근시일 내로 만나서 대화를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2026년 1월 2일, 넘치는 생동력으로
